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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고 없는 곳에 살면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

최마미 2024. 11. 8.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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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태어나서 대부분의 날들을 서울에서 살았지만 지금은 대전에 살고 있다. 신랑 직장으로 인해 왔기 때문에 내 가족, 신랑가족, 친구들이 아무도 없다.

보고싶고 그리운건 둘째치더라도,
애들을 키우다보니 종종 급한일이 생기는데 아무에게도 도움을 받을 수가 없다는게 참 힘들다.

아이들이 보통 네시ㅡ네시 반 사이에 하원을 하는데, 최대로 오래 맡겨야 6시다.
(어린이집 운영시간은 법적으류 7시 반까지라고 알고 있으나, 애들이 네시 반이면 대부분 하원하고, 선생님들은 6시 전에 퇴근한다 하시는데 거기다대고 우리애만 7시 반까지 맡아달라고 할 수 없는 노릇이니까)

그래서 나는 일을 하려고 알아보다가도, 애들 하원 및 육아의 문제로 인해 결국은 아무것도 못하는 상황이 된다. 가방끈은 길지만 이 지역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분야의 일은 제한되어 있고, 대부분 저녁시간 이후까지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냥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래서 평소에는 재택으로 소소한 일을 해왔는데, 몇 달 전부터 일주일에 한번 서울에서 일을 하고 밤에 다시 대전으로 오는 일을 맡게 되었다.
일주일에 한번이니 신랑이 다른 날 야근을 하고, 내가 일하는 날은 3시쯤에 퇴근해서 애들 픽업, 저녁 먹이고 재우기를 하게 되었다.

한두달 그럭 저럭 지내오고 있었는데, 결국 내가 출근하는 날 신랑 출장이 잡혀버렸다. 애들을 결석시키고 전날부터 데리고 올라가서 친정에 맡겨야되나(신랑과 서울에 다같이 가서 거기서 공항으로 가서 출장을 가는 방법, 내가 케이티엑스로 애들 이고지고 가는 방법 등 여러 루트를 고민함), 애들 친구 집에 하원해서 저녁때까지만 부탁드려볼까(그러기엔 애가 둘이라 입이 안떨어졌다) 등등 고민을 많이 했지만
결국 시부모님께 도움 요청을 했고, 감사하게도 내려와 주신다고 했다(원래도 날좋은 가을에 한번 놀러오시라고 하려 했는데, 그말을 꺼내기도 전에 애 봐달라고 오실수 있냐해서 민망 속상함).

내가 일하러 가는 날 신랑이 돌아오기는 하는데, 비행기 스케줄상 하원시간보다 한두시간 늦개 도착할 예정이어서 부탁드린건데, 시부모님은 차로 세시간을 달려 내려오셔야 된다(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상황인지…). 아무리 애들 볼겸 겸사겸사라고는 하지만, 만약에 시부모님도 스케줄이 안된다 하셨으면 어떻게 했을까 막막하다.

원래는 하원만 부탁드릴래다가, 혹시라도 신랑도 없는데, 애들이 아침에 갑자기 아프거나 열나면 등원을 못하게 될거고, 나는 일을 뺄수 없기 때문에 큰일이 발생하는거라 결국 전날부터 와주십사 부탁을 드렸다(불안 걱정이 높은 스타일 ㅎㅎ).

애들은 할머니 할아버지 오신다고 몇주 전부터 너무 좋아했지만,
나는 이주 전부터 틈틈히 집을 치우고, 지난주에는 장을봐다 냉장고를 채우고, 이번주에는 등갛비, la갈비, 보쌈 등을 만들어서 보관해 놓고하느라고 정작 내가 해야 하는 일은 제대로 못했다. 그러다보니 밤에 늦게 자고, 너무 피곤하고, 지금도 피곤한데 잠이 안외서 새벽에 글을 쓰고 있다 ㅎㅎㅎ

일주일에 하루 출근인데도 이난리인데,
애들 다 클때까지는 정말 일을 못하려나 싶고,
이러니 다들 애키우기 어렵다고 얘기를 하는거지 싶다.

맞벌이 하면 이런 문재로 어렵고,
외벌이면 경제적으로 어려우니까ㅠㅠ

우리집은 외벌이와 맞벌이의 중간쯤인데도, 내가 평일에 재택으로 하는 일이 있다보니, 애들 방학이거나 아파서 등원을 못하면 일을 못하니 곤란한 일이 너무 많다. 이럴때는 친정 옆에 사는 언니가 마냥 부럽고, 손주 육아를 하는 부모님은 너무 고생이다 싶다가도, 나도 엄마 옆이 살고 싶다ㅠㅠㅠㅜㅠ 로 마무리가 된다.

그래도 어쩔수 없으니 일단 이번 위기에 구원투수로 와주시는 시부모님깨 감사하며, 내일 컨디션좋으려면 일단 자야겠다 ㅋㅋㅌㅌ(급 마무리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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